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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찰에 가야만 신앙생활인가…코로나19가 던진 ‘빅 퀘스천’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온라인 예배·미사·법회 경험…기존 신앙활동 근본적 성찰 계기
특정 시간·공간서 모이기보다 ‘일상 속 믿음 실천 중요’ 목소리
‘오프라인 가치’도 새삼 깨달아…“온라인 종교활동 분기점 될 것”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도입된 온라인 종교활동이 신앙생활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온라인 미사와 예배, 법회는 성직자와 신자 모두에게 신앙생활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종교계 온라인 활동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도입된 온라인 종교활동이 신앙생활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온라인 미사와 예배, 법회는 성직자와 신자 모두에게 신앙생활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종교계 온라인 활동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온라인 종교활동이 종교계 안팎에 파장을 낳고 있다. 온라인 미사·예배·법회는 성직자와 신자들 모두에게 새로운 종교환경이자 신앙생활로, 당혹감을 안기면서 동시에 기존 신앙생활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서로 모여 하나 되는 오프라인 신앙생활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한편으로 신앙생활이 ‘특정 시간·장소에 모여야만 하는가’ 등 그동안 해본 적 없는 근본적 질문들도 제기된다. 한국 종교계에 ‘빅 퀘스천’이 던져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종교계가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에 적극 나서면서 종교계 온라인 활동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도 들린다.
■ 신앙생활에 던져진 ‘빅 퀘스천’
코로나19로 종교계는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종교활동의 온라인 전환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온라인 신앙생활이 11일로 2~3주간 이어지면서 종교계에는 신앙생활의 형식·내용을 둘러싼 근원적 질문들이 나오고 있다.
특정 시간·공간에 모여야만 하는가, 이 시대 성당과 교회·사찰이 지니는 의미와 기능은 무엇인가, 종교시설 밖 일상생활 속에서의 신앙활동 한계는 어떤 것인가 등이 대표적이다.
신앙생활을 성찰하는 이 같은 물음은 특히 온라인 주일예배를 놓고 다양한 견해가 나온 개신교에서 두드러진다. 최근 이길주 목사는 문화선교연구원 웹진에 쓴 글에서 온라인 예배가 “교회건물에서만 예배한 교인들에게 언제 어디서든 예배할 수 있는 신앙인으로서의 큰 도전과 고민을 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그리스도인으로서 건물에 모여 예배하지 않으면 예배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는가 고민하고, 일상이나 사회, 나 혼자의 공간에서도 예배하도록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대형교회 목사도 “디지털시대에 온·오프라인 예배 문제, 목회나 선교활동, 신앙생활 전반에 대한 신학적·신앙적·예배학적인 다양한 물음들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향후 본격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 불교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원교구의 한 신부는 “이번 경험을 통해 성당·공동체적 모임의 귀중함을 새삼 알게 됐지만 한편으론 개인적·일상생활 속에서의 신앙생활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전통사찰의 한 스님도 “법랍 40년 동안 이런 도량을 경험하지 못했다”며 “‘주말에만 절이나 교회를 찾아 고개 숙일 생각 말고 평소 일상에서 신앙을 실천하라’는 내용의 생전 법정 스님 법문을 떠올리는 요즘”이라고 밝혔다.
■ 종교계의 분기점 되나
온라인 종교활동이 지속되자 종교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성직자, 신자들은 서로 모이는 오프라인 종교활동의 가치와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있다. 행신침례교회(기독교한국침례회) 김관성 목사(49)는 “처음으로 신자분들이 모이지 않은 주일예배를 유튜브로 중계했는데 너무 어색하고 신앙적 흥이 나지 않았다”며 “저는 물론 다른 목회자들, 신자들도 모여 손잡고 안부 묻고 식사를 함께하는 공예배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험은 종교계에 온라인 활동을 가속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관성 목사는 “개인적으로 온라인 예배에 부정적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온라인 중계를 병행할 것”이라며 “주변 여러 목회자들도 공감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온라인 종교활동의 기폭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길주 목사도 문화선교연구원 웹진 글에서 온라인 예배를 위한 교회의 준비사항을 소개한 뒤 “이번 사태는 한국교회를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가르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신교에 비해 온라인 활동에 소극적이던 천주교도 바뀌고 있다.
일부 교구는 교구장 주교의 집전 미사를 중계하거나 홈페이지·유튜브를 통한 영상 제공, 교구 차원과 신부 개인의 SNS 활용을 적극 추진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의 확산은 물론 소통을 위한 의지표현도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계도 전례 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문 폐쇄 중인 합천 해인사는 최근 유튜브에 ‘해인사 TV’ 계정을 열고 예불·법회를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은 “해인사 역사 1200년의 첫 시도”라며 불자들에게 “이를 통해 또 다른 신심과 감동을 만들어보자”고 당부했다.
그동안 선교·포교수단의 하나로만 여겨지던 온라인 활동이 종교계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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