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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 칼럼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속의 성경 저작권 정책

by 길목 2020. 3. 2.

대한성서공회의 폐쇄적인 현 상황인식 때문에 머지않아 성경의 공인번역본에 대한 개념이 희미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현재는 개역개정3판을(성서공회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현재 개역개정4판까지 나왔으나 교단의 이해때문에 다시 3판으로 회귀하였다고 한다) 한국교회 개신교에서 사용하고 있으나, 모든 교회에서 이 성경판을 언제까지 사용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현재는 한국교회에서 형성된 독식 혹은 독과점으로 인해 대한성서공회는 어려움없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기관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들이 독자적인 번역을 시도하여 그것을 사용하고 있고, 온라인 사역이 활성화되면서 대한성서공회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 단체가 늘어가면서 이후 성서공회의 사역에 어려움이 있을거라 짐작해볼 수 있다.

여러 개인 및 단체에서 성경을 번역하고 출판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시중에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곳들은 다음과 같다.

한국성경공회(http://www.ksbible.com)라는 보수적인 복음주의 교단에서 연합하여 세운 곳에서는 '바른성경'을 독자적으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다. 현재 성경공회에 문의하여 알아본바에 의하면 바른성경은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으로 앱을 따로 만들게 될 때 저작권료를 따로 받지 않는 것이 기본 정책이었다. 

두란노 출판사에서는 '우리말 성경'을 펴냈고, 온누리교회 예배시에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생명의말씀사는 ‘현대인의 성경’을, 아가페 출판사는 ‘쉬운성경’을 펴냈고 나름대로 인지도를 얻어 개교회에서 개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숭실대학교에서는 ‘문화성경’이라는 번역본도 펴낸바 있다. 천주교에서는 개신교회와 연합하여 번역한 ‘공동번역’을 그대로 사용하다가 2005년에는 가톨릭 공용 성경으로 ‘성경’을 펴내 사용하고 있고 스마트폰 앱으로 무료로 제작하여 제공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시장에서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앱이 고(高)비용으로 유지되자 이로 인한 기독교의 폐해랄까 여러 어려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단들이 온라인을 선교전략지로 인식하고 무료앱을 배포하는가 하면, 그동안 한국교회에서 이단시비가 붙었던 ‘킹제임스’성경이 저작권 무료라는 이유로 가장 많이 배포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기독교인들이고, 더 나아가 대한성서공회일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앱스토어에서는 성경 프로그램이 무척이나 많이 존재하고 사실 국내 앱과 비교해볼 때 사용자 편의성과 디자인 그리고 여러 가지 기능적인 면에서 우세에 있다. 그런 미국 역시 공인본인 NIV의 저작권 때문에 시장이 변하고 있다. 가장 많이 읽고 있다는 것을 무기로 고비용을 요구한 까닭에 현재 CROSSWAY 출판사의 ‘ESV' 바이블이 대세로 등장하고 있다. ESV번역본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출판사는 ESV 버전을 최근에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그 권리를 모든 사람들에게 적절히 효과적으로 배분할 생각을 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깨지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문제가 단지 성경의 교체가 아닌 한국교회의 혼란을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사실상 하나의 성경, 하나의 찬송가를 사용하면서 얻는 유익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과거 이단들이 득세할 때 그들과 구분되기 위하여 공통된 신앙고백을 한 것이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것인데, 다시 그러한 시대가 오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성경의 주된 내용은 변함이 없겠으나, 그러한 혼란으로 인해 각 교단과 단체 각 개인이 신앙적인 우세함을 내세우며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사용해왔던 개역한글판 성경에서 개역개정으로 넘어가는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모습도 보이고, 그로 인해 성도들은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서로 엇갈려 고백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찬송가는 신 찬송가의 번호와 구찬송가의 번호를 동시에 알려줘야 하는 혼란도 있다. 

이런 기본적인 어려움 속에서 500만이나 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 주로 30대 직장인과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주요 청년층이 온라인상에서 대한성서공회의 성경이 아닌 다른 번역본을 주로 접하게 되고 그것이 생활이 된다면 이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그동안 이루어 놓은 업적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수도 있는 일이다. 크게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대의 변화가 그만큼 빨라졌고, 기독교 리더집단에 대한 반발과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문화가 편만하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2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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