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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조이/ 2013.10.24/ 위기 앞에 개혁 고민하는 장신대 예비 목회자들

by 길목 2020. 2. 29.

종교개혁 496주년 기념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학생들의 발길이 학내 미스바광장에서 멈췄다. 그곳에는 온몸에 피를 묻힌 예수가 땅에 엎드린 한 남자를 껴안고 울고 있었다. 예수 주위에는 신학 논쟁을 하는 신학자와 설교자, 그리고 거리 전도자 들이 저마다 목청을 높이며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예수와 남자를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10월 23일 오후 12시, 서울 광진구 장신대에서 벌어진 종교개혁제 퍼포먼스다. 이 퍼포먼스는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신학 논쟁과 강단 설교, 거리 전도에만 전념한 채, 세상에서 소외된 가난한 이들을 돌보지 않는 모습을 꼬집었다.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직접 예수 역할을 맡은 차태환(신대원 2학년) 씨는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조롱을 당하는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고, 목회자들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성찰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종교개혁제를 기획한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는 한국교회의 위기 앞에 선 예비 목회자들의 무거운 고민을 행사에 반영했다. 매년 학내 행사로만 치러 왔던 축제의 모습을 탈피해 일반 시민들과 종교개혁의 의미를 나눌 수 있도록 학교 정문에서부터 외부 도로에까지 종교개혁자들의 사진과 사상을 설명한 포스터를 전시했다. 소통하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문제를 반성하는 의미다. 이길주 신대원 학우회장은 "종교개혁 정신이 단순히 교회와 신학교 안에만 머무는 폐쇄된 목소리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소통의 몸짓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학교 안에서는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청어람아카데미(청어람·양희송 대표)와 협력한 학술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 강사로 나온 양희송 대표는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으로 '공룡이 되고 싶은 욕망'을 언급했다. 한국교회 많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교회 성장에 목말라 있다는 것이다. 이 욕망 안에서 교인들은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는 목회자를 의지하게 되고, 목회자는 교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성공에 집착하게 된다고 양 대표는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성직자와 평신도를 수직적으로 나누는 사고와 교회 성장을 일군 목회자가 잘못을 하면 쉽게 용서해 주는 관행이 성장주의에 매몰된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양 대표는 종교개혁자들이 교회 안의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 혁명을 일으켰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한국교회가 더는 문제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교회 생태계를 제안했다. 양 대표는 한국교회에는 공룡과 같은 대형 교회가 있는 반면, 아메바와 같이 작지만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소형 교회도 있다며, 교회 성장 이외에 새로운 동력의 교회론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형 교회도 제각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교회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50여 명 예비 목회자들의 태도는 진지했다. 장래 한국교회를 이끌 목회자로서 몰락해 가는 교회의 현실이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의에 참석한 이길주 회장은 양희송 대표가 진단한 한국교회 문제에 많이 공감했다며, 예비 목회자로서 새로운 교회론에 대한 고민을 안고 간다고 말했다.

신대원 학우회와 청어람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강좌는 오는 10월 29일과 11월 12일에도 장신대에서 열린다. 양희송 대표는 10월 29일 '가나안 성도, 길 잃은 양인가?'를 주제로 벙커원교회 하석범 운영위원과 교회 이탈자 문제를 논의한다. 11월 12일에는 '기독교 생태계, 가능한 이상인가?'를 주제로 명성교회 김하나 부목사와 함께 대형 교회와 소형 교회가 공존할 수 있는 교회 생태계를 모색한다.

이번 종교개혁제는 24일까지 학교 안팎에서 진행된다. 신학대 학우회는 교회개혁실천연대· <뉴스앤조이>와 공동으로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아이디어를 담은 UCC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다. 장신대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10월 31일까지 작품을 모집해 발표할 예정이다.

출처 : 뉴스앤조이(http://www.newsnjoy.or.kr)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95439

 

위기 앞에 개혁 고민하는 장신대 예비 목회자들

지역과 종교개혁 의미 나누는 축제 개회…양희송 "한국교회, 공룡이 되고 싶은 욕망 버려야"

www.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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